얼마 전에 자몽을 많이 사놨는데 바빠서 잘 챙겨 먹지 못하고 있었어요. 자몽은 생으로 먹어야 한다는 평소 제 개인적 신념같은 게 흔들리는 순간이었죠. 말라가는 자몽들을 보고 안쓰러운 나머지 자몽청을 만들기로 했어요. 오늘은 '과육이 톡톡 살아있는 상큼한 수제 자몽청 만드는 법'을 소개할게요!
자몽청은 껍질에서 쓴 맛이 나기 때문에 속 껍질까지 모두 제거하고 과육 알맹이만으로 만들어야 해서 좀 번거롭기 때문에 꺼리는 편입니다. 물론 만들어두었다 자몽에이드나 자몽차로 마시면 너무너무 뿌듯하고 행복한 맛이 나지만 말이죠.
대신 껍질까지 담는 레몬청이나 라임청은 베이킹소다, 소금, 데치기 등의 세척 과정이 번거롭지만 자몽청은 껍질을 모두 제거해 줄 것이므로 물로 깨끗하게 한번 씻어주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몽은 비타민C와 레티놀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감기 예방과 노화방지 효과가 뛰어납니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효과도 있는 데다 칼로리도 매우 낮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좋아 아주 사랑받고 있는 상큼하고 쌉싸래한 맛이 특징인 과일이지요.^^
각자 편한 방법이 있을 텐데요. 어떤 분들은 자몽을 통으로 깎은 뒤 꼭지 부분을 중심으로 속껍질을 제거해주시더라구요. 그게 젤 편하긴 한데 과육 손실도 있고(기왕 하는 거 알맹이가 통째로 살아있는 걸 느끼고 싶은 마음) 어차피 번거로운 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저는 그냥 1/4로 모두 잘라주고 시작해요. 물론 깎고 나서 시작하는 게 속도면에서는 훨씬 빠릅니다.
이 가운데 부분을 가위로 죽~ 잘라준 뒤, 껍질을 한켠씩 열고 자몽 과육을 쏙 제거해주시면 요게 또 분리하는 재미가 있어요. 물론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시작하기가 싫어서 그렇지 막상 하게되면 무척 재미있게 하고 있답니다. 씨가 보인다면 제거해주세요.
8개나 까다 보니 쪼금 걸렸습니다. 자몽청을 만드실 때 대부분 요 과정에서 비닐장갑을 끼고 과육을 잘게 만들어주는데요. 저는 그냥 이대로 사용합니다. 음료를 만들 때 청을 덜어서 그때 살짝 터트려주는 게 상큼하고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자몽차를 큼직큼직한 건더기를 퍼먹으면서 마시고 싶을 때가 있어서에요. 껍질을 다 제거하고 담기 때문에 자몽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거의 사라집니다.
자 그럼 이제 동량의 설탕과 청을 담아 보관해 줄 열탕 소독해준 유리병이 필요해요. 설탕은 껍질을 제거한 자몽:설탕의 비율이 1:1로 주로 담는데요. 오래 두고 먹을 게 아니라면 조금 덜 넣으셔도 됩니다.
과육을 넣은 뒤 설탕을 넣고 다시 과육을 넣고 설탕으로 덮는 과정을 반복해주세요.
병 입구까지 담고 설탕으로 입구를 가득 채워 공기가 통하지 않게 막아주세요. 저는 설탕도 덜 넣었고 금방 먹을 예정이라 두병에 비슷한 양으로 나눠 담고 랩을 씌워줬어요.
짜잔! 과육이 그대로 살아있는 수제 자몽청이 완성되었습니다. 2~3일 정도 두면 설탕이 녹아 투명하게 됩니다. 요때 냉장고에 넣어두시고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저는 보이는 곳에 두었다가 자몽청 곁을 지날 때마다 한 번씩 뒤집어 준답니다. 설탕이 흘러내리는 게 잘 보여요. 뒤집어도 흘러내리지 않게 하기 위해 랩을 씌워준 것이기도 해요. 노끈은 나중에 아래로 내려 계속 두른 채로 먹을 거구요. 혹시 뒤집어 놨을 때 흘러내려도 문제없도록 도일리 페이퍼를 씌워줬어요. 랩을 뚜껑 위로 올려줬다는 건 안비밀! 요렇게 해서 선물하면 참 좋겠죠? ^^
만드는 과정이 쉬운 편이죠? 껍질 까는 게 가장 난코스 되겠습니다. 날씨가 슬슬 더워지고 있습니다. 자몽에이드를 부르는 계절이 다가옵니다. 자몽이 있으시다면 자몽청 추천드립니다.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꿀템이랍니다. 지금까지 '과육이 톡톡 살아있는 상큼한 수제 자몽청 만들기'였습니다. 오늘도 상큼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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